공지[운영자] 왜 이 공간을 만들었는지 — 처음 오신 분께
아이가 또래보다 느리다는 말을 처음 들었던 날을 기억합니다.
그 자리에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왔는데, 주차장에서 한참 시동을 못 걸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것 같기도 하고, 하나도 모르겠기도 했습니다.
그날부터 검색이 시작됐습니다. 검사는 어디서 받는지, 비용은 얼마인지, 지원은 뭐가 있는지. 찾다 보면 광고였고, 광고가 아니면 몇 년 전 글이었고, 어렵게 찾은 답은 우리 아이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제일 힘들었던 건 정보가 없는 게 아니었습니다
말할 곳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친정엄마한테 말하면 "크면 다 한다"고 하고, 친구한테 말하면 걱정하는 그 얼굴이 부담스러워서 다음부터는 안 하게 되고, 어린이집 선생님한테는 아이 눈치가 보여서 반쯤만 말하게 됩니다. 남편한테는… 말이 통하는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들 밤에 혼자 검색창만 붙잡고 있습니다. 저도 몇 년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여기서 하려는 건 세 가지입니다
하나. 흩어진 걸 모읍니다. 검사·치료·약·바우처·학교. 백 번도 더 나온 질문들을 한 곳에 정리했습니다. 파는 게 없으니 정직하게 쓸 수 있습니다. 치료센터도, 보험도, 아무것도 팔지 않습니다.
둘. 혼자 두지 않습니다. 답을 못 줘도 됩니다. 같은 걸 겪은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넘어가지는 날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어요" 한 줄이 그날 하루를 버티게 합니다.
셋. 남한테 못 하는 말을 하는 곳을 둡니다. 속상한 날 게시판은 익명입니다. 아이한테 소리 지른 날, 다른 집 아이가 부러웠던 날, 오늘 하루만 도망가고 싶은 날. 여기서는 그냥 쏟아내셔도 됩니다. 조언하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듣기만 합니다.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누가 힘든 글을 올리면, 해결책을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그랬어요"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그거 받아보신 분들은 그게 얼마나 큰지 아실 겁니다.
우리 아이들은 느립니다. 그래도 갑니다. 같이 가면 덜 무섭습니다.
먼 길 오셨습니다. 편하게 쉬었다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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