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쳐서 왔는데 설명을 못 할 때가 있습니다
설명을 못 하는 이유는 시간 순서, 기억, 혼날 걱정 등 여러 가지입니다. 캐묻는 대신 그날을 시간 순으로 밟고, 유도 질문을 피하고, 몸을 먼저 봅니다. 학교에는 사실을 묻는 편이 답이 정확합니다.

아이 무릎에 멍이 있습니다. 어디서 그랬냐고 물으니 대답이 없습니다. 다시 물으면 "몰라"라고 합니다.
넘어진 건지, 누가 밀친 건지, 아이는 알면서 말을 못 하는 건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밤새 생각하게 됩니다.
못 말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말이 늦은 아이만 설명을 못 하는 게 아닙니다.
시간 순서로 말하는 것이 어려운 아이가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도 처음부터 끝까지 늘어놓지 못합니다.
어제와 오늘을 구분하기 어려운 아이도 있습니다. 며칠 전 일을 오늘 일처럼 말하거나 반대로 말합니다.
혼날까 봐 안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 말라는 곳에 올라갔다가 다쳤다면 아이는 숨깁니다.
정말 기억이 안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놀다가 부딪힌 건 아이 본인도 모르고 지나갑니다.
캐물으면 답이 더 안 나옵니다
"누가 그랬어? 왜 말 안 해? 솔직히 말해." 이렇게 물으면 아이는 입을 닫습니다.
무섭기도 하고, 무엇을 답해야 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압박이 들어가면 아무 말이나 해 버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러면 정보가 오히려 나빠집니다.
장면을 순서대로 물어봅니다
효과가 있는 방법은 그날 하루를 시간 순으로 밟는 것입니다.
"오늘 급식 뭐 먹었어?" 부터 시작합니다. 답하기 쉬운 것부터 물으면 아이가 말하기 시작합니다.
그다음에 장소를 물어봅니다. "쉬는 시간에 어디 있었어?" "운동장에 나갔어?" 이때 다친 부위를 가리키며 "여기 언제 아팠어?" 하고 묻습니다.
예/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을 섞으면 말이 어려운 아이도 답합니다. "혼자 있을 때야?" "누가 옆에 있었어?"
유도하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누가 밀었어?"라고 물으면 아이는 그렇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어른이 원하는 답을 맞히려는 아이가 많습니다.
이건 나중에 학교에 이야기할 때 문제가 됩니다. 사실이 아닌 것이 사실처럼 굳어지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열린 질문을 먼저 하고, 그래도 안 나오면 선택지를 주되 여러 개를 주십시오. "혼자 넘어졌어, 아니면 누구랑 부딪혔어, 아니면 다른 일이야?"
몸을 먼저 봅니다
말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상처입니다.
머리를 부딪혔을 가능성이 있으면 그날 밤 상태를 보셔야 합니다. 토하거나, 유난히 처지거나, 깨워도 잘 못 깨면 응급실입니다.
멍의 위치도 봅니다. 무릎이나 정강이는 넘어져서 생기는 자리지만, 등이나 위팔 안쪽, 얼굴은 넘어져서 생기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반복되는지도 봅니다. 한 번은 넘어간다 해도 같은 자리에 계속 생기면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학교에 물을 때
감정을 담아 따지는 것보다 사실을 묻는 편이 답이 정확합니다.
"오늘 아이 무릎에 멍이 있는데 언제 생긴 건지 알 수 있을까요." 이렇게 물으면 선생님이 확인해 주십니다.
"누가 그랬나요"로 시작하면 방어부터 하게 됩니다. 알아내려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실을 먼저 묻는 쪽이 빠릅니다.
날짜와 상황을 적어 두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반복될 경우 그 기록이 근거가 됩니다.
자기가 한 것을 못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친 것이 남 때문이 아니라 아이 자신의 행동 때문일 때가 있습니다. 높은 데서 뛰어내렸거나, 하지 말라는 걸 했거나.
이 경우 아이는 혼날 걸 알기 때문에 더 입을 닫습니다. 여기서 캐물으면 다음부터는 다쳐도 숨깁니다.
먼저 "안 혼내"를 말하고 시작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안 혼내셔야 다음에도 말합니다. 위험한 행동에 대한 이야기는 상처를 확인한 뒤 다른 날 하셔도 됩니다.
감각이 둔한 아이는 아픔을 늦게 압니다
통증에 둔한 아이가 있습니다. 다쳐도 그 자리에서는 모르고 몇 시간 뒤에 아프다고 합니다.
이런 아이는 "언제 다쳤어"라는 질문에 답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아픈 순간과 다친 순간이 붙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은 상처를 부모가 먼저 발견하는 일이 많습니다. 목욕할 때 몸을 한 번 훑어보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아이에게 남기는 말
확인이 끝나면 아이에게 한마디는 해 주시는 게 좋습니다.
"다치면 아빠한테 말해도 돼. 혼 안 나." 다음에 말할 확률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말을 못 한 것을 나무라지 않으시는 게 낫습니다. 설명하는 능력이 아직 없는 것이지 숨긴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남는 이야기
아이가 설명을 못 하면 부모는 최악을 상상하게 됩니다. 그런데 대개는 넘어진 것이고, 아이는 그걸 말로 옮기지 못했을 뿐입니다.
확인하는 순서만 정해 두시면 그 밤이 덜 깁니다. 몸을 먼저 보고, 하루를 시간 순으로 물어보고, 필요하면 학교에 사실을 묻는 것. 이 셋이면 됩니다.
이 이야기,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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