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사진을 올리기 전에 정해둘 것이 있습니다

지금의 아이는 동의할 수 없고, 지워도 남습니다. 성장 기록과 의료 정보는 다른 정보라 공개 범위를 나누는 편이 낫습니다. 얼굴·이름·위치 세 가지만 확인하면 기록하고 싶은 마음을 접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 사진을 올리기 전에 정해둘 것이 있습니다

치료실에서 처음으로 단어를 말한 날, 그 영상을 올리고 싶어집니다. 몇 달을 기다린 순간이고 축하받고 싶습니다.

그런데 손가락이 멈춥니다. 이걸 올려도 되나. 나중에 아이가 보면 어떨까.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미리 정해 둘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지금의 아이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세 살 아이는 자기 영상이 어디까지 퍼지는지 모릅니다. 열다섯 살이 되면 압니다. 그 사이의 간격이 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대신해 결정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어느 치료실에 다닐지, 어느 학교에 갈지. 그런데 그 결정들은 대개 되돌릴 수 있거나, 최소한 아이가 자라면서 다시 정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 올린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워도 저장한 사람이 있으면 남습니다.

무엇이 남는지가 다릅니다

"우리 아이 오늘 이만큼 했어요"와 "우리 아이는 ○○ 진단을 받았고 지금 △△ 치료 중입니다"는 다른 정보입니다.

앞은 성장 기록이고 뒤는 의료 정보입니다. 진단명, 검사 점수, 약 이름, 치료 종류는 아이가 자란 뒤 스스로 밝힐지 말지 정할 문제입니다. 지금 부모가 공개해 버리면 그 선택지가 사라집니다.

특히 검색으로 찾아지는 곳에 실명이나 학교 이름과 함께 올리면, 나중에 아이 이름을 검색한 사람이 그것부터 보게 됩니다.

그래도 올리고 싶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올리지 마세요"로 끝나면 현실과 안 맞습니다. 부모가 기록을 남기고 싶어 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혼자 견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처지의 사람에게 닿고 싶고,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고, 몇 달 뒤에 오늘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이건 과시가 아니라 버티는 방식입니다.

그러니 문제는 올리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올리느냐입니다.

정해 두면 편한 세 가지 선

첫째, 얼굴과 이름을 뺍니다. 손, 뒷모습, 발, 아이가 만든 것, 빈 자리. 이것만으로도 그날이 기록됩니다. 목소리도 생각보다 특정하기 쉬우니 영상이라면 한 번 더 보십시오.

둘째, 위치가 드러나는 것을 확인합니다. 교복, 어린이집 가방의 이름표, 아파트 동 번호, 치료실 간판. 배경에 무심코 들어갑니다.

셋째, 공개 범위를 나눕니다. 진단이나 치료 이야기는 닫힌 공간에, 성장 기록은 열린 공간에. 같은 계정에서 둘을 섞으면 결국 다 열려 있는 것과 같아집니다.

아이가 크면 물어보게 됩니다

지금 초등학생인 아이들이 자기 어릴 적 사진이 온라인에 있는 것을 알게 되는 시기가 왔습니다. 반응은 갈립니다. 좋아하는 아이도 있고 지워 달라는 아이도 있습니다.

미리 정해 두면 좋은 것은 지워 달라고 하면 지운다는 원칙입니다. 그때 가서 "이건 좋은 사진인데"라고 설득하지 않기로 지금 정해 두는 것입니다.

말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올리기 전에 보여 주고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이가 안 된다고 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이미 올린 것은 어떻게 하나

지난 몇 년치를 다 지우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대신 우선순위를 두시면 됩니다.

가장 먼저 볼 것은 검색으로 찾아지는 곳에 진단명과 실명이 같이 있는 글입니다. 블로그나 공개 카페 글이 여기 해당합니다. 이건 나중에 아이 이름을 검색한 사람에게 그대로 노출됩니다.

그다음이 얼굴이 크게 나온 사진, 학교나 집이 특정되는 사진입니다. SNS는 대부분 나중에라도 공개 범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전체 공개를 친구 공개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많이 달라집니다.

한 번에 다 하려면 시작을 못 합니다. 한 달에 한 번, 오래된 것부터 조금씩 정리하셔도 됩니다.

조부모와 친척에게도 말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부모가 조심해도 다른 가족이 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손주 자랑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분들은 이 문제를 생각해 본 적이 없을 수 있습니다.

"아이 얼굴은 빼고 올려 주세요" 정도면 대부분 받아들이십니다. 이유를 길게 설명하기 어려우시면 "요즘 사진 도용이 많아서요"라고 하셔도 됩니다. 관계가 상하지 않는 선에서 부탁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다른 아이가 같이 찍혔다면

치료실이나 그룹 수업에서 찍은 사진에는 다른 아이가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아이의 부모는 발달 관련 공간에 자기 아이가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려서 올리거나 빼는 편이 낫습니다. 우리가 조심하는 이유가 그대로 그 집에도 적용됩니다.

남는 이야기

이 글이 죄책감을 더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올린 것을 다 지우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다만 다음에 올릴 때 3초만 더 보시면 됩니다. 얼굴이 나오나, 이름이 나오나, 여기가 어디인지 알 수 있나. 그 3초가 아이가 나중에 가질 선택지를 남깁니다.

기록하고 싶은 마음은 접지 않으셔도 됩니다. 손과 뒷모습으로도 그날은 충분히 남습니다.

요즘 제일 힘든 건 어느 쪽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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