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던 것이 안 되기 시작했다면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되던 게 잠깐 안 되는 일은 발달 과정에서 흔하고, 먼저 볼 곳은 아이가 아니라 환경입니다. 다만 쓰던 말이 사라지거나 여러 영역이 같이 내려가거나 한 달을 넘기면 그때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두 달 전에는 혼자 신발을 신었는데 요즘 다시 못 합니다. 말이 늘던 아이가 다시 줄었습니다. 화장실을 가리던 아이가 다시 실수합니다.
되던 것이 안 되기 시작하면 부모는 겁이 납니다. 지금까지 한 게 다 무너지는 건가 싶습니다.
대부분은 진짜 퇴행이 아닙니다
먼저 알아두실 것은, 되던 게 잠깐 안 되는 일이 발달 과정에서 흔하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기에 다른 쪽이 잠깐 내려가는 일이 있습니다. 말이 확 늘 때 배변이 뒤로 가거나, 걷기 시작할 때 말이 잠깐 멈추는 식입니다. 쓸 수 있는 자원이 한쪽으로 몰리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며칠에서 몇 주 사이의 일이라면 지켜보셔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볼 것은 아이 밖입니다
되던 것이 안 될 때 가장 먼저 볼 곳은 아이가 아니라 환경입니다.
최근에 바뀐 것이 있는지 봅니다. 이사, 어린이집·학교 변경, 담임 교체, 동생 출생, 치료 선생님 교체, 가족의 입원. 아이에게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큰 변화입니다.
잠이 바뀌었는지도 봅니다. 잠이 줄면 아이가 쓸 수 있는 힘 자체가 줄어듭니다. 제일 나중에 익힌 것부터 무너집니다.
몸이 아픈지도 봅니다. 중이염, 편도, 알레르기처럼 겉으로 티가 안 나는 것이 있으면 아이는 말로 못 하고 행동으로 보입니다.
무엇이 안 되는지를 좁힙니다
"전반적으로 퇴행했다"는 느낌은 대개 부정확합니다. 실제로는 특정한 몇 가지만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주일만 적어 보시면 구분이 됩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안 됐는지. 그리고 되는 날은 없었는지.
집에서만 안 되고 어린이집에서는 되는지, 특정 사람 앞에서만 그런지, 특정 시간대에만 그런지. 이게 갈리면 원인의 폭이 확 좁아집니다.
안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을 나눕니다
되던 것을 안 할 때 두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못 하게 된 경우가 있고,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후자는 대개 이유가 있습니다. 관심을 얻으려는 것, 어려운 다음 단계를 피하려는 것, 동생이 해 주니 나도 해 달라는 것.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주 좋아하는 상황에서는 되는지 보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곳에 갈 때는 혼자 신발을 신는다면, 능력은 남아 있는 것입니다.
언제 병원에 가야 하나
지켜봐도 되는 것과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다음은 미루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말이 줄어드는 경우입니다. 쓰던 단어가 사라지는 것은 다른 어떤 변화보다 무겁게 봅니다.
여러 영역이 동시에 내려가는 경우입니다. 말도, 놀이도, 사람에 대한 관심도 같이 줄어든다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한 달이 넘게 이어지는 경우, 그리고 눈맞춤이나 이름 부를 때 반응처럼 기본적인 것이 달라지는 경우입니다.
발작을 의심할 만한 일이 있었다면 그것도 바로 말씀하셔야 합니다.
치료를 쉬었던 기간이 있는지 봅니다
방학이나 명절, 이사로 치료가 몇 주 비었다면 그 뒤에 뒤로 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건 퇴행이라기보다 아직 완전히 굳지 않은 기술이 흔들린 것에 가깝습니다. 익힌 지 얼마 안 된 것일수록 쉽게 흔들립니다.
치료 선생님이 바뀐 직후도 비슷합니다. 새 선생님이 아이를 파악하는 몇 주 동안 되던 것이 안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시기에 "치료가 안 맞는다"고 판단하면 옮긴 곳에서 같은 일을 또 겪습니다.
어린이집·학교에도 물어봅니다
집에서만 보이는 변화인지 확인하려면 밖에서 보는 사람에게 물어야 합니다.
"요즘 달라진 게 있을까요"라고 열어서 물으시면 답이 잘 안 옵니다. 구체적으로 물으시는 편이 낫습니다. 밥은 어떻게 먹는지, 낮잠은 자는지, 친구들과는 어떤지, 화장실은 혼자 가는지.
집에서는 안 되는데 밖에서는 되고 있다면 원인이 집 안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진료실에 가져갈 것
기록이 있으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언제부터인지, 무엇이 안 되는지, 그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영상이 있으면 더 좋습니다. 예전에 되던 장면과 지금 장면을 나란히 보여 드리면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정확합니다. 옛 영상은 대개 휴대폰에 남아 있습니다.
그동안 집에서 할 것
없어진 것을 되찾으려고 몰아붙이지 않으시는 게 낫습니다. 이미 힘이 부족한 상태인데 요구를 더하면 더 내려갑니다.
단계를 낮춰서 성공하게 해 주시는 편이 낫습니다. 혼자 신발을 못 신으면 마지막 한 동작만 남기고 나머지를 도와줍니다. 되던 자리로 한 칸 물러났다가 다시 올라오는 편이 빠릅니다.
남는 이야기
퇴행처럼 보이는 시기는 대개 지나갑니다. 다만 지나가는 것과 확인해야 하는 것을 부모가 혼자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준을 하나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쓰던 말이 사라지거나, 여러 영역이 같이 내려가거나, 한 달을 넘기면 그때는 물어보는 쪽입니다. 그 외에는 기록하면서 지켜보셔도 됩니다.
우리 아이도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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