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약을 안 먹겠다고 하면 이유부터 나눠야 합니다

거부 이유는 크게 셋입니다. 먹는 행위 자체(제형), 먹고 나서 겪는 것(진료), 먹는다는 사실(대화). 이유가 다르면 할 일도 다릅니다. 캡슐을 임의로 열거나 며칠 걸러 먹이는 것은 효과와 부작용을 둘 다 예측할 수 없게 만듭니다.

아이가 약을 안 먹겠다고 하면 이유부터 나눠야 합니다

아침마다 실랑이가 됩니다. 안 먹겠다고 하고, 뱉고, 숨깁니다. 겨우 먹이고 나면 학교 보내기 전에 이미 한 번 싸운 뒤입니다.

여기서 제일 많이 하는 실수가 하나 있습니다. 거부를 한 덩어리로 보는 것입니다. 안 먹겠다는 말은 같아도 이유는 다르고, 이유가 다르면 할 일도 다릅니다.

이유를 셋으로 나눠보면 달라집니다

무엇 때문인가 아이가 하는 말 어디서 풀리나
먹는 행위 자체 "써", "목에 걸려" 제형·복용 방법
먹고 나서 겪은 것 "먹으면 배가 아파", "머리가 멍해" 진료. 용량·계열 조정
먹는다는 사실 "나만 먹잖아", "내가 이상한 거야?" 대화. 약을 설명하는 방식

셋을 구분하지 않으면 대응이 전부 어긋납니다. 맛 때문에 뱉는 아이한테 "약 먹어야 학교에서 편해져"라고 설명해봐야 소용이 없고, 낙인감 때문에 거부하는 아이한테 요구르트에 타주면 더 숨기게 됩니다.

먹는 게 힘든 경우

제형이 여러 가지입니다. 정제, 캡슐, 서방형, 액상, 패치까지 계열마다 선택지가 다릅니다. 삼키기가 어려우면 그건 참을 일이 아니라 처방을 바꿔볼 만한 일입니다.

캡슐을 임의로 열지 않습니다. 서방형은 천천히 나오도록 만들어진 것이라 쪼개거나 갈면 한꺼번에 흡수돼서 효과와 부작용이 둘 다 달라집니다. 가루로 만들어도 되는지는 반드시 약사·처방의에게 확인하셔야 합니다.

같이 먹는 것도 정해져 있습니다. 음식과 함께 먹으라는 약이 있고 아닌 약이 있습니다. "그냥 아무 데나 타서 먹이면 되겠지"가 통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먹고 나서 힘든 경우

이건 아이 말이 맞습니다. 그리고 이건 진료에 가져갈 정보입니다.

집에서 결정하지 마시고, 2주치를 적어서 가져가시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날짜 / 먹은 시각 / 그날 있었던 일 / 저녁 상태 / 잠든 시각 / 식사량

"요즘 좀 안 좋아요"보다 "화요일부터 저녁 6시쯤 무너지고 저녁을 반도 안 먹습니다"가 용량이나 복용 시각을 조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임의로 끊지 않습니다. 특히 며칠 걸러 먹이는 건 효과도 부작용도 예측이 안 되게 만듭니다.

'나만 먹는다'가 걸리는 경우

초등 고학년부터 자주 나옵니다. 그리고 이건 약 문제가 아니라 자기 이해의 문제입니다.

설명을 이렇게 바꿔보는 쪽이 낫습니다.

"네가 이상해서 먹는 게 아니라, 네 머리가 너무 빨리 돌아서 브레이크를 도와주는 거야."

고쳐야 할 결함이 아니라 도구로 말하는 겁니다. 안경을 쓰는 것과 같은 자리에 놓으면 아이가 자기를 설명할 말이 생깁니다.

학교에서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먹는 자리와 시간을 바꾸는 것만으로 풀리기도 합니다. 보건실 대신 등교 전으로 옮길 수 있는 제형이 있는지 물어보실 만합니다.

그날 안 먹였다고 실패가 아닙니다

하루 걸렀다고 그동안 한 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왜 안 먹었는지는 적어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그게 다음 진료의 재료가 됩니다.

싸움이 반복되면 아이는 약이 아니라 그 시간을 싫어하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약을 바꾸는 것보다 아침의 순서를 바꾸는 게 빠를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약물의 종류·용량·복용 방법 변경은 반드시 처방의와 상의해 주세요. 임의로 중단하지 마세요.

약을 시작한 뒤 가장 먼저 달라진 건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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